세계 최대의 헤지펀드의 펀드매니저는 오늘날 경제상황이 대공황 마지막 해와 비슷하다고 말한다. 운용자산 1700억 달러의 브리지워터 어소시에이츠의 레이 달리오(Ray Dalio)는 최근 투자서신에서 오늘날의 경제 상태가 1937년을 떠오르게 한다고 말한다.
당시는 지금과 마찬가지로 심각한 경기침체 후 회복기를 보내고 있었다. 주식시장이 호황을 맞고 있었다. 또한 연준은 긴축통화 정책으로의 전환을 꾀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해 연준의 긴축정책은 경기침체와 주식 약세장의 원인이 되었다. 달리오는 "이번 연준의 긴축정책 전환이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 알 수 없다"라고 쓰고 있다.
벤저민 로스(Benjamin Roth)가 적어놓은 80년 전에 일어났던 일의 기록은 몇 가지 통찰력을 준다. 1894년 태어난 로스는 오하이오 영타운에서 변호사로 일했다. 1931년부터 1941년까지 정기적으로 일기를 썼다. 1978년에 세상을 떠났고, 2009년 아들이 일기를 출판했다.
일찍이 로스는 투자자가 대세를 따를 때 얼마나 위험해질 수 있는지를 경험했다. 1933년 2월 일기에 "1928년 사람들은 시장 호황에 열광하고 있었다. 거의 모든 사람이 투자 글을 읽었고 사치에 빠져 있었고, '새로운 시대'를 논하고 있었다. 오늘날 그들의 전망을 우울해졌고, 침체가 결코 끝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으며, 주식시장은 혐오 대상이 되었고, 부동산은 쓸모가 없으며, 모든 이들이 냉소적으로 변했다. 지금 침체가 무기한으로 이어질 것처럼 여겨지고 있다"라고 썼다.
나중에 알게된 사실이지만 1933년은 역사상 주식을 사는데 더없이 좋은 시기 중 하나였다. 또한 로스는 역발상 생각으로 충분하지 않은 것도 이해하고 있었다. 즉 자신의 신념에 따라 역발상으로 행동하는 능력도 필요하지만, 정말로 필요할 때 투자할 수 있는 현금을 지니고 있어야 한다는 점도 이해하고 있었다.
그는 1933년 7월 일기에서 "1달러짜리 주식을 거의 10센트에 살 수 있는 행운의 기회를 두려워했다. 그래서 지금까지 그 기회를 살릴 수 없었다."라면서, "경기 침체 기간 동안 계속해서 행운의 여신이 기회를 가져다주었지만, 여유 자본을 준비해두지 못한 이들에게 그런 기회는 쓸모없는 것이 되어 버렸다."라고 쓰고 있다.
그는 시장 변동성과 인내심 속에서 교훈을 얻었다. 1937년 1월 주식시장이 5년의 강세장을 누리고 있을 때 로스는 이렇게 쓰고 있다. "1929년 대공황이 끝났다는 공식적인 발표가 나올 때가 됐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해에 연준의 긴축통화 정책과 경기회복 지연으로 주식시장은 다시 한번 급락했다. 2년 후 그는 자신의 낙관적 생각에 대해 후회했다. 아주 어렵게 얻은 겸손함이었다. 그는 일기에서 자신을 향해 "자네가 틀렸군."이라고 쓰면서 "1939년 9월 새로운 경기침체가 시작되었고 아직도 그 속에 있다"라고 덧붙였다.
로스가 어렵게 얻은 지혜를 오늘날에도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다. 강세장 동안 현금보유는 급등하는 주가에 비해 형편없는 수익률로 인해 부자가 되는 길을 가로막는 것으로 비친다. 하지만 주가가 하락한 후에 귀중한 가치가 빛을 발하게 된다.
피나클 어드바이저리그룹의 리서치 담당인 마이클 키세스는 "현금은 선택성과 융통성을 가져다주며, 직장을 잃거나, 심각한 병이 걸리는 나쁜 상황에 대처할 능력을 준다"라고 말한다.
다음 장세를 즐기면서 미래의 기회를 활용하고 싶다면, 전체 포트폴리오에 약간의 현금을 가져가야 한다. 10%를 유지하고 있지만 낮은 현금 수익률을 버틸 의지만 있다면, 이보다 많은 현금 비중을 가져가도 무방하다. 하지만 이러한 현금 비중은 직장을 잃거나, 예기치 못한 병으로 인한 비용을 위한 긴급자금과는 별개로 해야 한다.
주가 하락되면 현금을 어떻게 배분할지 미리 계획을 세워둬야 한다. 그러면 순간적인 흥분에 사로잡히지 않게 된다.
또한 투자자라면 틀에 박힌 생각에서 벗어나 시장 예측에 회의적인 생각을 가지라는 로스의 지적을 받아들일 필요가 있다. 1968년 일기를 읽어보면 이렇게 쓰고 있다. "과거 경기침체 기간 동안에 저명한 은행가, 기업인 등의 예측 대부분은 잘못되었었다. 자기 자신의 판단을 믿고 자기 생각대로 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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