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규모 헤지 펀드를 운용하는 휘트니 틸슨이 펀드 매니저들을 대상으로 한 설명회에서 바닥재 제조회사인 럼버 리퀴데이터에 대해 얘기를 들려주었다. 회사 수익은 2년 전보다 2배 이상 성장했고 주가는 7배나 뛰었다. 하지만 틸슨은 주식을 공매도했다고 설명했다. 이익 마진율이 지속가능하지 않을 정도로 높고, 시베리아산 목재를 불법으로 사들여 구매 비용을 낮춘 것으로 의심된다는 이유였다.
몇 달 후 회사의 내부 고발자가 그에게 연락을 취해왔다. 틸슨에게 "불법적인 목재 매입보다 사정이 훨씬 더 복잡하다."라고 말했다. 중국 공장에서 포름알데히드에 적신 나무로 만든 래미네이트를 매입하는 방식으로 비용을 줄이고 있으며, 중국 공장에서 사용하는 수지에도 역시 이 물질이 들어 있다고 밝혔다.
리퀴데이터에 대한 공매도는 좋은 전략이었음이 밝혀졌다. "60분"에서는 회사의 이런 사실을 방영했다. 높은 포름알데히드 수준을 보여주는 실험과 래미네이트의 품질에 대한 거짓을 인정한 중국 공장 직원의 인터뷰를 보여준 것이다. 다음 날 럼버 리퀴데이터의 주가는 25%나 빠졌다. 이어서 이 회사가 자사의 제품은 안전하며, "60분"에서 "부적절한" 시험 방법을 사용한 것이라고 대대적인 광고 공세에 나서자 주가는 약간 반등하는 듯했다. 하지만 주가는 3주 전보다 40% 이상 더 하락했다.
공매도는 적어도 17세기 이후 시장의 일부였다. 하지만 럼버 리퀴데이터의 목재 사건은 새로운 결과를 가져오게 되었다. 바로 행동주의 투자자들의 공매도가 나타난 것이다.
전통적으로 공매도는 좋지 못한 방식으로 여겨지고 있었다. 1929년의 주식 시장 붕괴를 공매도의 탓으로 돌렸고, 일부 국가에서는 공매도가 불법이기도 하다. 2008년 금융 위기 기간 동안, 미국을 비롯한 많은 국가들이 대한 공매를 금지시키도 했다.
하지만 2011년에 무디 워터스라는 소규모 공매도 회사는 북미에 상장되어 있던 일군의 중국 기업들의 사기를 폭로해 유명해졌다. 지난여름에 고담 시티 리서치라는 공매도 회사는 스페인 통신 기업 재무 회계 상태를 통렬하게 비판하는 보고서를 내놓았다. 며칠도 안 돼 고웩스에서는 CEO가 사임했고, 파산 신청이 이어졌다. 공매도자들과 이들이 공격하는 기업들 사이의 전쟁 소식이 신문의 1면을 장식하게 되었다.
행동주의 공매도자들의 증가는 전반적으로 좋은 일이다. 투자자의 과신, 기업의 과장, 월스트리트 고유의 강세적 편향 같은 모든 종류의 힘이 합해져 주가를 밀어 올린다. 공매도는 이런 상황에서 균형추 역할을 하고, 다양한 의견이 표출되도록 하며, 이는 건강한 시장에서는 필요한 일이다.
2007년 전 세계 주식 시장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 따르면, 공매도가 법적으로 인정되는 국가의 시장이 인정되지 않는 국가보다 더 효율적이라고 한다. 2012년의 한 연구에서는 "공매도자들이 더욱 적극적으로 활동할수록 주가가 더 정확해진다."라고 간단히 결론짓고 있다. 또한 기업의 불법 행위를 폭로하는데도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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